중국 로봇 군단, 소름 돋는 진격과 우리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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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로봇 하프마라톤 소식에 잠시 할 말을 잃었습니다. 인간과 로봇이 함께 21km를 달리는 풍경, 특히 우승 로봇 '텅궁 울트라'가 2시간 40분대에 완주하는 모습은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 같았죠. 이처럼 중국의 로봇 굴기는 이제 단순한 구호를 넘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과연 중국 로봇 기술은 어디까지 왔으며,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던지는지 전문가들의 분석과 함께 제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에 '올인'하는 이유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에 이토록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양대학교 백서인 교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기존의 여러 목적별 로봇을 공통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산업용, 서비스용, 전문 서비스용 로봇의 기능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중국이 '올인'하고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 중국은 2023년 10월 '휴머노이드 로봇의 혁신 및 발전을 위한 지도 의견'을 통해 2027년까지 세계 선두 수준의 기술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는 이미 2016년 '휴머노이드 로봇산업 발전규획'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10여 년 전부터 딥러닝과 연계한 정책 목표를 설정하고 꾸준히 투자를 이어온 결과, 상하이에는 대규모 휴머노이드 테스트 시설이 운영되기 시작했고, 유비테크의 로봇은 전기차 생산공장에 팀 단위로 도입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4년 중국 내 휴머노이드 로봇 본체 생산액은 약 8745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소름 돋는 기술 발전과 가격 경쟁력

중국의 로봇 기술 발전 속도는 정말 놀랍습니다. 백서인 교수는 "2018년 기준 중국의 로봇 산업 기술 경쟁력은 낮았으나, 지금은 너무 빨리 성장하고 있어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인공지능(AI)과의 결합, 예를 들어 '딥시크'와 같은 자체 AI 모델을 휴머노이드에 탑재하려는 시도는 소프트웨어까지 토종화하려는 중국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미국과의 기술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반도체 및 AI 분야 연구 분석 기관인 세미어낼리시스는 "중국이 전기차 산업에서 이룬 영향력을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도 재현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은 모든 면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인간형'이라는 단어가 언급된 특허 출원 수에서 중국은 5688건으로 미국의 1483건을 압도합니다.

더욱 무서운 것은 가격 경쟁력입니다. 테슬라 '옵티머스'의 예상 판매가가 2만~3만 달러 수준인데 반해, 중국 유니트리 로보틱스는 이미 1만 6천 달러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출시했습니다. 저렴한 부품, 짧은 연구 개발 주기, 대량 생산 능력이 결합된 결과입니다. 이러한 가격 경쟁력은 중국산 로봇이 '제2의 전기차'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뒷받침합니다.

'로봇 인해전술' 뒤에 숨겨진 중국의 큰 그림

중국은 말 그대로 '로봇 인해전술'을 펼치고 있습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당국자는 작년부터 100종에 가까운 체화지능(실제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AI 로봇) 로봇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의 70%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중국이 완전한 인간형 로봇을 제조, 생산, 공급, 판매할 수 있는 공급망을 갖춘 세계 유일의 국가라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합니다1.

이러한 로봇 굴기의 배경에는 '중국제조 2025' 전략이 있습니다. 첨단 제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로봇 산업을 10대 중점 발전 산업으로 지정하고, 핵심 부품 국산화에 막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죠.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인건비 상승에 대응하고,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국가적 목표가 뚜렷합니다. 빛이 필요 없는 '다크 팩토리'의 확산은 인간의 노동 시간을 초월하는 24시간 생산 체제를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1.

AI 시대를 맞이하는 중국의 자세

로봇 기술의 핵심은 AI입니다. 중국은 AI 기술을 기존 제조 인프라에 신속하게 적용하고 상용화하는 데 강점을 보입니다. 특히 AI 도입에 대한 기업과 개인의 수용성이 높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중국 기업의 절반 이상이 AI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기업보다 높은 수치입니다1. 개인들의 AI 기술 신뢰도 역시 미국보다 높게 나타납니다.

과거 QR코드가 신용카드 인프라가 부족했던 중국에서 오히려 빠르게 확산되었던 것처럼, 기존 기술에 대한 향수가 적은 중국이 AI라는 새로운 물결을 더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1.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AI 활용 정책과 방대한 데이터, 그리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단련된 기업들의 존재는 중국이 AI 응용 분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하는 요인입니다.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 그리고 약간의 두려움

중국의 이러한 로봇 및 AI 분야의 비약적인 발전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집니다. 한국은 제조업 로봇 밀도 세계 1위 국가이지만, AI 활용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AI 활용률은 비제조업 6%, 제조업 3% 미만(2022년 기준)으로, 많은 기업이 아직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성과 기대치가 낮다고 응답했습니다1.

그러나 중국발 AI 기술 혁신이 로봇, 자율주행, 헬스케어 등으로 확산될 경우,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인 기계, 모빌리티, 바이오 산업에 큰 파도가 몰아칠 가능성이 큽니다. 중국의 로봇이 우리 생각보다 빠르게 성장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며, 이는 미·중 기술 경쟁 심화에 따른 자립화 추구와 LLM(거대언어모델)의 등장이라는 환경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중국의 숨 가쁜 질주를 보며, 한편으로는 경외감을, 다른 한편으로는 약간의 두려움을 느낍니다. AI와 로봇이 주도할 미래 산업 지형에서 우리가 경쟁력을 유지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강점인 제조업 기반과 IT 인프라를 바탕으로 AI 기술을 신속하게 적용하고 산업 생태계를 혁신하는 노력이 절실해 보입니다. '제2의 딥시크 모먼트'가 로봇 분야에서 터져 나오기 전에, 우리도 변화의 흐름에 빠르게 발맞춰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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