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만평 4/17] 끝이 보이지 않은 미중갈등 우리는 어떻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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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계, 새로운 국면: 관세 너머의 경쟁과 우리의 길

2025년 4월 17일, 미중 간의 관세 공방 소식이 또다시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최대 245%의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을 내비치며 압박 수위를 높였고, 중국 역시 125% 수준의 보복 관세와 WTO 제소 카드를 꺼내 들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오가는 관세율 숫자 너머를 봐야 합니다. 고율 관세가 일상화된 지금, 싸움의 본질은 관세 전쟁 그 이상으로 진화했습니다. 이제는 미국의 기술 기업 견제와 중국의 미국 소비 시장 및 금융 시장에 대한 영향력 행사라는, 더 복잡하고 다층적인 경쟁의 시대입니다.

미중 관계, 새로운 국면: 관세 너머의 경쟁과 우리의 길

중국 경제, 압박 속에서도 버티는 힘은 어디서 오는가?

미국의 강력한 제재에도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선방하는 모습은 주목할 만합니다. 중국 1분기 성장률 5.4%는 미국의 관세 부과 전 선구매 효과도 일부 작용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중국 경제의 약 80%를 차지하는 거대한 내수 시장의 힘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수출 의존도가 과거보다 낮아진 점도 중국 경제의 완충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미국의 제재가 중국의 기술 자립을 재촉하는 역설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는 시각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제한은 단기적으로 중국 기업들에게 어려움을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화웨이와 같은 자국 기업들이 기술 개발과 국산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미 H20급 칩 수준의 국산화 가능성이 언급되는 등, 중국은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과 내수 시장을 발판 삼아 기술 격차를 좁히려 하고 있습니다. 최첨단 분야에서의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겠지만, 중국이 강점을 가진 소프트웨어 및 알고리즘 개발 능력으로 하드웨어의 약점을 일정 부분 보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중국의 대미 압박 카드: 월마트, 경제 시스템, 그리고 대만

중국이 미국을 압박할 수단은 단순한 보복 관세나 희토류 수출 제한에 그치지 않습니다. 실제 미국 정책 결정, 특히 트럼프 행정부와 같이 여론에 민감한 정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은 월마트로 대표되는 소비 시장이라는 분석이 흥미롭습니다. 값싼 중국산 제품의 공급 차질은 미국 서민 경제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며 정치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애플과 같은 미국 대표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나, 보잉 항공기 인도 지연 등 정교하고 제도화된 경제적 압박 수단을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분석(TWQ 보고서)은 중국의 전략이 더욱 치밀해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미국의 전략 변화: 현실주의 외교와 동맹의 불안


동시에 미국 내부에서도 외교 전략의 기조 변화가 감지됩니다. TWQ 보고서 분석처럼, 과거의 이상주의적 개입에서 벗어나 국익 중심의 냉철한 현실주의 노선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의 전략적 자원과 영향력의 한계를 인정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모든 국제 문제에 개입하기보다 핵심 이익 지역에 집중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대만 정책에서도 중요한 함의를 갖습니다. 미국은 오랫동안 유지해 온 '전략적 모호성'에서 벗어나, 대만이 스스로 방어 역량을 강화하도록 지원하는 전략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이는 미국의 직접적인 군사 개입 약속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서도 중국의 침공을 억지하려는 현실적인 방안일 수 있으나, 동시에 대만을 비롯한 역내 동맹국들에게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과 함께 대만 방어에 대한 재정적, 전략적 부담을 느끼는 기류가 감지됩니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에 대한 '핵 공유' 논의가 언급되는 것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동맹국의 신뢰를 유지하려는 고육지책일 수 있으나, 동시에 미국의 전통적인 안보 공약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반영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트럼프 변수와 국제 질서의 재편

트럼프 변수와 국제 질서의 재편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은 이러한 변화를 더욱 가속화하고 예측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중국에 대한 강경책과 더불어 동맹국들에게도 방위비 분담 압박 등을 가하며 '미국 우선주의'를 노골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일방주의적 행보는 기존 동맹 체제의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으며,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이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며 외교적 입지를 넓힐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적의 적은 친구"라는 격언처럼, 미국의 전략적 행보가 의도치 않게 중국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한국의 길: 냉철한 현실 인식과 실리 추구

한국의 길: 냉철한 현실 인식과 실리 추구

격변하는 미중 관계와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요? 미국이 중국을 강하게 압박한다고 해서 중국 경제가 단기간에 붕괴할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이거나 현실을 외면하는 시각일 수 있습니다. 중국은 여전히 우리의 최대 교역 파트너이자 거대한 시장이며, 우리 경제와 안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존재입니다.

따라서 '탈중국'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보기보다는, 유럽 국가들처럼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국익을 극대화하는 실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감정적인 대응이나 이념적인 편향보다는 냉철한 현실 인식과 국익 계산을 바탕으로, 협력할 부분과 경쟁/견제할 부분을 명확히 구분하는 유연하고 균형 잡힌 외교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돈 앞에서는 적을 미워하지 마라"**는 격언은, 지금 우리 외교와 경제 전략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격변기 투자: 생존을 위한 포트폴리오 재점검

글로벌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시대, 투자의 패러다임도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고수익만을 추구하기보다, 리스크 관리와 생존 자체에 더 큰 무게를 두어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역시 최근 미중 관세 갈등이 인플레이션 관리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고려해야 할 핵심 투자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핵심 자산 집중: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도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반도체, AI, 방위산업, 인프라, 조선, 에너지(원전 포함) 등 미래 성장 동력이자 국가 안보와 직결된 분야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 지역적 분산: 특정 국가나 통화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 중심 블록, 중국 중심 블록 등 경제 및 지정학적 블록 단위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지혜가 요구됩니다.

  • 구조적 변화 주시: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장기적인 산업 구조 변화와 지정학적 흐름에 기반한 투자가 중요합니다. 해당 분야의 경쟁력 있는 기업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위험 관리: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특정 지정학적 리스크에 얼마나 노출되어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과도한 레버리지를 피하며 적절한 현금 비중을 유지하는 등 안정성 확보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세상은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성공 방정식이 미래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위험을 관리하며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적 사고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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