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원화 초강세, 미중 관계 개선 때문? 진짜 이유는 '대만'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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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새 원/달러 환율이 1440원대에서 1380원대까지 급락(25.5/5 기준)  하며 원화가 이례적인 초강세를 보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를 두고 미중 무역 갈등 완화 신호 때문이라고 분석했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예상치 못한 '대만 변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사건의 발단: 미중 해빙 무드와 대만 달러의 폭등

사건의 발단: 미중 해빙 무드와 대만 달러의 폭등

시작은 미국과 중국의 관계 개선 조짐이었습니다. 5월 초, 중국이 일부 미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하고, 미국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 관세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양국 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었습니다.

이러한 긴장 완화는 당연히 아시아 통화 강세 요인이 됩니다. 관세 우려가 줄어들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 통화 가치가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실제로 대만 달러(TWD)는 5월 들어 1988년 이후 최대 월간 상승폭인 4% 급등세를 보였고, 5월 5일 하루 만에 3.7%나 치솟으며 역사적인 강세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원화로 치면 환율이 1400원에서 1300원 수준으로 떨어진 것과 비슷한 엄청난 변화입니다.

 

진짜 이유: 대만 생명보험사들의 '달러 공포'

하지만 미중 관계 개선만으로는 대만 달러와 원화의 이례적인 동반 급등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대만 생명보험사들의 움직임에 있었습니다.

  • 막대한 해외자산과 부족한 헤지: 대만 생명보험사들은 국민들의 보험 가입으로 약 1조 7천억 달러(약 230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해외 자산을 축적했으며, 이 자산 대부분은 미국 국채 등 달러 표시 자산입니다. 문제는 이들이 외화 자산 증가에 따른 환율 변동 위험(달러 가치 하락 위험)에 제대로 대비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대만 보험업계에는 '대만 달러는 구조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이니 달러를 많이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인식이 퍼져 있었고, 이 때문에 환헤지를 소홀히 한 것으로 보입니다. Bank of America는 작년 말 기준 대만 생보사들의 헤지 비율이 약 65%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추정했습니다.
  • 자산-부채 통화 불일치: 대만 보험 가입자들은 만기 시 대만 달러로 보험금을 받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자산을 주로 미국 달러로 보유하고 있었죠. 즉, 보험사가 돌려줘야 할 부채(대만 달러)와 보유한 자산(미국 달러) 사이에 심각한 통화 불일치가 존재했습니다.
  • 갑작스러운 달러 약세와 패닉: 미중 관계 개선 조짐으로 달러 가치가 갑자기 하락(대만 달러 가치 급등)하자, 보험사들은 패닉에 빠졌습니다. 보유한 달러 자산 가치가 대만 달러 부채 대비 급격히 줄어들 위험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100만 대만 달러를 돌려줘야 하는데, 기존에는 680달러만 있어도 됐지만 달러 약세로 이제 740달러가 필요해진 상황과 같습니다. 부족한 60달러를 메우기 위해 급하게 움직여야 하는 것이죠.
  • 긴급 헤지 수요 폭발: 다급해진 대만 생명보험사들은 손실을 막기 위해 서둘러 달러 자산을 팔고 대만 달러를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긴급 헤지 수요가 대만 달러 폭등의 핵심 동력이 된 것입니다. 대만 금융감독위원회(FSC)는 급격한 환율 변동 영향을 평가하고 관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주요 생보사들을 소집하기까지 했습니다.

왜 원화까지 덩달아 급등했나?

그렇다면 대만 달러의 문제가 왜 원화 강세로 이어졌을까요?

  • 대만 외환시장의 한계: 대만 달러 외환시장은 규모가 작고 유동성이 부족하여, 대규모 거래 시 비용이 비싸고 원하는 만큼 거래하기 어렵습니다.
  • 원화 시장의 매력: 반면 한국 원화 시장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유동성이 풍부하며, 파생상품 시장도 발달해 있습니다.
  • 경제 구조와 통화 움직임의 유사성: 한국과 대만은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중심의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가 매우 유사하여, 원화와 대만 달러는 역사적으로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 원화, 대만 달러 대안으로 부상: 이러한 이유로 대만 달러 강세에 베팅하고 싶지만 시장 여건상 어려운 보험사나 헤지펀드들이, 비용 효율적이고 거래가 용이한 원화를 대안으로 삼아 매수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결국, 대만 생명보험사들의 긴급 헤지 수요가 대만 달러를 폭등시키고, 이것이 유동성이 풍부하고 경제 구조가 유사한 원화 시장으로 번지면서 원화 역시 동반 초강세를 보이게 된 것입니다. 여기에 알고리즘 매매와 기존 원화 약세 포지션의 손절매 물량까지 가세하며 상승 폭을 키웠습니다.

 

전망 및 결론

대만 생명보험사들의 자산-부채 불일치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외환시장 변동성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구조적인 변화라기보다는 특정 집단의 포지션 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단기 충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장기 투자자 관점에서는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이번 원화 초강세 사태는 표면적인 미중 관계 개선 뉴스 이면에 숨겨진 복잡한 금융 시장의 역학 관계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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